[연구] "전자 멈춰"…물리학 난제 '전자 정체' 구현해 양자기술 실마리 확보
- 물리학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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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2026-04-07
"전자 멈춰"…물리학 난제 '전자 정체' 구현해 양자기술 실마리 확보
국내 연구팀이 특수한 조건에서 전자가 교통 체증에 걸린 것처럼 멈춰 서는 현상을 서로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. 연구성과는 초전도 현상을 제어하는 미래 양자소자 설계 등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.
성균관대는 김영국·박두선·손병민 물리학과 교수팀이 장보규 경희대 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두 가지 원리로 전자가 멈춰 서는 현상을 한 물질 내에서 동시에 일으키고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. 연구결과는 19일(현지시간) 국제학술지 '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'에 공개됐다.
금속 내부 전자들은 보통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처럼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. 금속에서 전류가 잘 흐르는 이유다. 특수한 구조나 환경이 조성되면 전자가 제자리에 멈춘 것처럼 아주 느리게 움직인다. 물리학에서는 이를 '평평띠(flat bands)' 현상이라고 한다. 전자들이 움직이는 에너지와 속도 수준이 비슷한 구역에 몰리면서 가속이 잘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.
평평띠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전자들 사이의 영향력이 극대화돼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등 다양한 양자 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.
학계에서는 전자의 움직임을 멈추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탐구한다.
먼저 원자들을 대나무 바구니 모양인 '카고메 격자' 모양으로 배치하면 전자가 길을 잃고 맴돌며 정체된다. 자석 성질을 가진 원자와 강하게 달라붙도록 해 전자가 마치 무거운 짐을 실은 것처럼 느리게 만드는 '콘도 효과' 방식도 있다. 그동안 카고메 격자와 콘도 효과는 서로 다른 물질에서만 나타난다고 여겨졌다.
공동연구팀은 이터븀-크롬-저마늄(YbCr6Ge6) 특수 합금에서 카고메 격자와 콘도 효과가 동시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. 좁은 미로에 갇힌 자동차가 짐까지 싣고 있어 멈춘 상황을 관측한 것으로 비유된다.
온도를 변화시키며 물질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방사광가속기로 YbCr6Ge6 합금을 관찰한 결과 두 전자 정체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며 물질의 양자 특성을 바꾸는 것으로 확인됐다.
손 교수는 "따로 놀던 두 가지 물리학적 원리를 하나의 무대 위로 불러 모은 것과 같다"며 "멈춘 전자들을 원하는 대로 조절한다면 열 발생이 없는 컴퓨터나 수만 배 빠른 양자 소자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"고 설명했다.
<참고 자료>
- doi.org/10.1038/s41467-026-70958-3
출처 : 이병구 (2026.03.20), "전자 멈춰" ··· 물리학 난제 '전자 정체' 구현해 양자기술 실마리 확보, 동아사이언스, https://www.dongascience.com/ko/news/769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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